민치영 - 민치영 (1995)

민치영 - 민치영 (1995)

수록곡:

1. 그녀의 외도
2. 슬픈 소원 
3. 두번째 사랑
4. 시간의 흐름속에서
5. 네 느낌대로
6. 하루에 열번쯤
7. 무심각
8. 사라져
9. 아쉬운 이별 (Korea Fantasy)

  글쎄, 예전에 약간 Tesla 냄새가 나기도 할 것 같은 'The Club'이라는 메탈밴드가 하나 있었고, 'Maybe'라는 곡이 소소하게 재미를 봤다는 것 까지만 알고 있다. 그리고, 거기서 솔로로 뛰쳐나왔다고 하는 민치영에 대해서도 사실은 아는 바가 거의 없다. 이 CD를 산 이유는 솔직하게 말해서 마지막 트랙 하나 때문이었고, 지금도 마지막 트랙 하나만 듣고 있다. 그래도 이 CD는 참 사길 잘한 것 같다. 아직까지도 몇 달 이상 안 들어주면 그 노래가 머릿속에서 뱅글뱅글 맴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걸 지금 구한다고 쳤으면 구하기 힘든 한국 명반들보다도 몇 배나 힘들었을 것이다.

  앨범을 제작할 때 염두에 둔 건지는 모르겠으나, 창법이 의외로 마이클 잭슨스럽고, 편곡도 딱 그맘때 쯤 유행했을 만한 그런 가요 편곡이다. 그리고 문제의 9번 곡 역시, 오히려 제목부터 매우 거슬리고, 약간 조악한 신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도배를 한 편곡도 처음에는 완전 비호감이었는데, 왜그런지는 아직도 모르겠으나, 약간 과장하면 귀신 나올것 같기도 한 목소리에 소박하기 그지없는 멜로디가 머릿속에 뱅뱅 도는 것이었다. 그리고 잊혀질만 하면 케이블 TV에서 왜 꼭 클립을 한두번씩 쏴주는지...

  하여간,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역시 뭔가가 사람을 감동시키는 과정은 말로 설명이 안된다는 것이다. 제목부터 시작해서 편곡까지 마음에 드는게 아무것도 없는데도 아는 아직까지 이 노래를 좋아하고 있다는 건, 정말 말로 설명이 안된다.

by 미크로권태 | 2008/06/21 14:07 | | 트랙백 | 덧글(2)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Infield Fly (2004)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Infield Fly (2004)

01. Infield Fly   
02. 절룩거리네   
03. 361 타고 집에 간다   
04. 스끼다시 내 인생   
05. 행운아   
06.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Bootleg Mix)   
07. Happy Birthday, Layla   
08. 슬픔은 나의 힘   
09. 유리   
10. 엇갈림   
11. 그대, 내 모든것 (Bonus Track)   
12. 쓸쓸한 서울, 노래 (Bonus Track)   
13. 어차피    

  내가 달빛요정 빠라는 것도 사실이지만, 하여간 아직까지 21세기 들어서 이 앨범을 넘어서는 앨범은 없는 것 같다. 이 앨범의 등장은 여러모로 참 충격이었는데, 집에서 혼자 작업한 결과물이 이 정도 수준까지 나왔다는것도 놀랍고, 진정한 의미의 한국판 포크'락'의 시발점(one and only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하여간)이 된 것도 고무적인 일이고, 이 앨범의 등장하면서 한 명의 특출난 시인의 등장을 목도했다는 것도 정말 기쁜 일이었다. 
  이 앨범이 극찬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다른 건 다 제껴두고서라도 '표현'이라는 점에서 너무나 충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정서는 아주 담담한 포크락에 실려서 전달된다. 매일 겪을 만한 일 겪고 약간 지쳐서 집에 들어와서 기타를 잡을 때 바로 나올만한 바로 그런 정서 말이다. 그런 생각까지 해 봤다. 사실, 한국에서 뭔가 자생적인 장르가 나왔다고 쳤을 때, 그것이 철저하게 대중적이면서도 저항(나 이 말 싫어한다)스러운 정서를 담는다고 했을 때, 아마 그 장르의 정서는 이런 식이 되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 말이다.
  약간 희한한 것은 이 CD의 구성은 상당히 LP스럽다는 것인데, 1-6번 트랙과 7-12번 트랙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서(마지막 곡은 1-6번 트랙들의 분위기에 가깝다) 이게 한 사람이 작업한 앨범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여간, 후반부들어 긴장감이 좀 처지기는 하는데, 앞부분은 그 뻔한 일상을 그 뻔한 언어로 특별하게, 그것도 가슴에 팍팍 꽂히도록 그려냈다는 점에서 기립박수를 받을만 하다. 2번 트랙의 너무나 유명한 그 부분, '손목아지 잘라버리고...' 그의 작사능력을 알리기에 이 한마디 이상 필요한 것이 또 뭐가 있을까.

by 미크로권태 | 2008/05/28 15:19 | | 트랙백 | 덧글(0)

이승환 - Human (1995)

이승환 - Human (1995)

01. 천일동안
02. 악녀탄생
03. 체념을 위한 미련
04. 다만
05. 흑백영화처럼
0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시시함
07. 내가 바라는 나
08.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09. 부기우기(Boogie-oogie)
10. 변해가는 그대
11. 멋있게 사는 거야
12. 너의 나라
13. 지금쯤 너에게 

[대중음악] 이승환 4집 'Human'에 관하여
에서 트랙백함.

  '투자하는' 아티스트의 자세로 만들어낸 첫 번째 앨범. 그리고 앞에서도 언급한 대곡지향적인 자세가 구체적 결과물로 나온 첫 앨범이기도 하다. 물론, 그 근거로 꼽는 곡은 당연히 '천일동안'인데, 대곡지향적인 자세의 근거로 꼽기 더 좋은 곡은 사실은 11번 트랙이다. Pink Floyd의 The Great Gig In the Sky의 (좋게봐서) 오마주에 해당하는 이 곡은, 그 자세는 갸륵하다고 하겠으나 역량이 부족했던 것인지, 여건이 받쳐주지 못했던 것인지, '그냥 길기만 한 곡'에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잘 만든 곡들은 이 앨범에 꽤 많다.
  '천일동안'은 한국 발라드의 혁명이었다. 이전까지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사운드의 풍성한 질감은 물론이며, 관습에서 벗어나있지만 힘이 느껴지는 코드 진행은 오케스트레이션과 만나 발라드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보기 드물게 '힘'이 느껴지는 곡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곡은 이승환 뿐만 아니라 김동률에게 있어서도 정점이었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이야기했던 '힘'이 그 클라이막스를 타는 것은 C코드로 변한 부분에서 시작되는 '그 천일동안'할때의 C코드의 계단을 그냥 타고 올라가버리는 멜로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두고두고 이승환의 발목을 잡아왔던 소심함, 즉 대곡지향과 팝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모습은 이 앨범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짐작으로 말하는 것이긴 하지만, 이승환이 '아티스트'의 자세로 훨씬 더 치고나갔어도 그의 상업적 성공이 위협을 받는 일은 없었을텐데...라고 생각하면 참 가슴이 아프다.

by 미크로권태 | 2008/05/25 18:21 |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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