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앤트메리 - Circle (2008)

마이앤트메리 - Circle (2008)


01. 푸른 양철 스쿠터
02. 마지막 인사
03. Night Blue
04. Silence (Feat. 조원선) 
05. 굿바이 데이 (Feat. 지선)
06. 다섯 밤과 낮
07. 내게 다가와
08. 열대야
09. 내 맘 같지 않던 그 시절
10. Hey


내가 글 써서 밥먹고 사는 사람은 아니고, 이런 글 쓰는게 100% 취미 차원의 활동이라고는 하지만, 주변의 친구들처럼 철저하고 소박하게 가슴에서 우러나와 자기 감상에 의존해서 글을 쓰는게 체질적으로 안되는 이상, 이런 유형의 아티스트에 대해서 글 쓰는게 제일 어렵다. 특별히 뭐 잡아낼 건덕지가 없어서 그렇다. (이 점에서 백현진 1집 글 쓰기가 참 쉬웠다. 고백한다. 3일 듣고 5분만에 썼다)

그런데, 이 친구들의 미덕이란게 곰곰히 생각해 보면 특별히 잡아낼 건덕지가 없다는 바로 그 점이 미덕이다. 생각해 보면 이렇게 10년 버티기도 참 힘들다(10년이라니!!). 편함과 매너리즘, 둘 다 '그저 그런'이라는 감정의 카테고리에 묶이는 느낌들인데, 사실 이 둘 사이에서 균형점을 잡는건 엄청난 긴장감을 필요로 한다. 편하게 들리도록 만들어야지... 하다가 한 순간이라도 정줄을 놓아 버리면 '그냥 그런' 매너리즘에 빠져버린 밴드가 되어 버린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이 친구들 어느 정도 도 튼것 같기도 하다.

정확히 10년 전 원더버드 공연 보러 갔다가 얘들이 오프닝 뛰러 왔을 때 처음 봤는데, 첫 인상 역시 '그냥 그랬다'. 그런데 가끔 겪는 신기한 현상, 그러니까 괜히 노래가 입에, 리프가 머릿속에 배어서 떠올리게 되었고, CD를 샀고, 팬이 되었다. 공연장 쫓아다닐 정도의 열성 팬은 아니지만, CD 나올 때마다 부지런히 사면서 10년간 궤적을 주의깊게 살펴본 편인데 이들의 분기점은 바로 전작(Drift)가 아닐까 싶다. 피아노를 전면에 부각시키면서 약간 색깔이 달라졌다는게 저번 앨범에서 발견한 점인데, 이 문제는 악기 구성이 달라졌다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송라이팅 자체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피아노는 주목할 만하다.

즉, 보컬의 멜로디 라인이 피아노의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인데,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기타로 작곡할 때와 피아노로 작곡할 때에 나오는 보컬 멜로디는 분명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 차이를 말로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장점을 설명하는 말 중에 '훅이 강하다'라는 표현들이 자주 등장한다. 바로 이 표현이 이들이 기타에서 출발한 송라이팅 위주로 앨범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이 앨범에서 피아노에서 출발한 송라이팅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귀로 보인다. 그 가장 좋은 예가 9번 트랙 '내 맘 같지 않던 그 시절'이 될 수 있다.

장황하게 썼는데, 쉽게 말해서(이러면 안되는거 알지만) 멜로디가 점점 가요(혹은 노래방 friendly)스러워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건 그들의 스타일에서 드러난 변화를 비난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앨범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고, 이렇게 계속 가면 나중에 어떤 모습으로 새 앨범을 낼 지 예측해 보는 것도 꽤 재미을 것이다. 20대에서 출발해서 30대까지 갔다가 다시 20대로 돌아온 언니네 이발관과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때 기타 좀 치고 놀았던 대기업 신입사원 같았던 마이앤트메리는 10년 뒤에 어떻게 변해 있을까.

by 미크로권태 | 2009/01/25 16:25 |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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