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uarepusher - Feed me weird things (1995)

Squarepusher - Feed me weird things (1995)

수록곡 :

01. Squarepusher Theme
02. Tundra
03. The Swifty
04. Dimotane Co
05. Smedleys Melody
06. Windscale 2
07. North Circular
08. Goodnight Jade
09. Theme From Ernest Borgnine
10. UFO's Over Leystonstone
11. Kodack
12. Future Gibbon

  지금 이 글 쓰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 앨범이 나오고 나서야 3년도 넘게 지나서야 이 앨범을 처음 들었다. 그 전까지야 일렉트로니카에 대해 아예 관심이 없었고, 드럼 앤 베이스라고 해 봤자 그냥 그런 게 있는갑다... 하고만 있다가 이 앨범을 듣고 헷까닥 넘어갔다. 지금까지 들어 본 적 없을 정도로 타이트하게 짜여진 드럼 비트와 종횡무진 사정없이 날아다니는 베이스 솔로를 듣고는 가지가 매우 많은 나무를 뱀이 소리없이 빠른 속도로 타고 올라가는 그림을 머릿 속으로 그렸더랜다. 그래도 무엇보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드럼비트를 쪼개고 쪼개고 쪼개고 쪼개어서 숫자로 '몇분의 몇 박자'로 세는게 무의미할 정도로 쪼개어서 만들어낸 '드르르르르르르르르륵' 하는 소리는 정말 전율이었다.

  듣고 그런 생각을 했다. 이건 분명히 기계의 도움을 크게 받아서 만든 음악이지만, 기계를 이용하여 비트를 쪼개어서 빨래판 긁는 기계 소리를 만들어 낸 것은 인간이라고. 그리고는 기계가 음악판에 범람하더라도 암울한 SF 영화에서 보던 것과 같은 암울한 미래만이 오는 것은 아니라는 위안을 받게 되었다.

  한편, 이 앨범을 듣고는 '한번 드럼 앤 베이스를 파봐?' 싶어서 Asian Dub Foundation을 샀고, 괜찮게 들었으나 이 바닥의 원조라는 Goldie를 듣고는, 드럼 앤 베이스는 정말 내가 즐길 수 없는 음악이라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난 그게 이 정도로 삭막한 음악 장르인지는 몰랐던 것이다. 나중에 이 음악을 들려준 후배에게 물어봤더니 이 친구가 드럼 앤 베이스의 정통파가 아니라 엄청나게 치고 나간 극단파라는 설명을 해 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왜 이 친구에게 열광했는지 슬슬 이해가 가게 되었다.

  그 뒤로는 이 친구 앨범만 팠다.

by 미크로권태 | 2007/08/26 00:47 | 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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