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아이슬란드

Sigur Rós - Ágætis Byrjun (1999)

Sigur Rós - Ágætis Byrjun (1999)

수록곡 :

01. Intro
02. Svefn-g-englar
03. Starálfur
04. Flugufrelsarinn
05. Ný batterí
06. Hjartað hamast (bamm bamm bamm)
07. Viðrar vel til loftárása
08. Olsen Olsen
09. Ágætis byrjun
10. Avalon

  한때 음악 좀 찾아 듣는다 싶은 사람들 만날 때마다 Sigur Rós에 대한 이야기를 침이 튀기도록 하고 다녔다. 시나리오도 거의 똑같았는데,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아이슬란드에서 신인 괴물그룹이 나왔는데 죽이네 마네 지금까지 한번도 못 들어본 어쩌구 저쩌구 진짜 캡이야... 뭐 이런 식.

  이 판이 나온 해가 1999년이라고는 하지만 이 앨범의 존재를 2000년에 처음 알았기 때문에 이 앨범은 내게 있어서 21세기 최초의, 그리고 최고의 충격적인 음악이었다. 일단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정도가 아니라 이게 어느 나라 말인지도 알 수 없는 소리로 노래를 불러대는 것 부터 매우 생경한 경험이었고(나중에 알고보니 아이슬랜드말도 아니라고 하더이다), 게다가 북유럽의 애수, 몽환, 이런 말로는 전혀 설명할 수 없는, 슬프면서 뭔가 하늘에 붕 떠 있는 기분을 들게 하는 나름 긴 음악들, 이 모든 것들이 전에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아니 머리속에 떠올릴 수 조차 없었던 어떤 것이었다.

  이 앨범과의 인연도 정말 웃기게 시작되었는데, 2000년에 Radiohead의 신보를 어둠의 경로로 찾아다니다가 냅스터에서 Morning bell Amnesiac이라는 타이틀의 파일을 다운받았다. 그리고 Radiohead가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해하면서 파일을 플레이하고 나서 딱 한마디 했다. '얘네들 득도했구나'. 그런데 정작 정식발매 된 Amnesiac에는 그 노래가 없었다. 이게 무슨 일일까 해서 Radiohead 팬 사이트에 그 파일을 아예 통째로 업로드하고는 '이거 Radiohead건지 알고 받았는데 누구 노래에요?'라고 질문했더니, 노래 제목은 안 가르쳐 주고 다들 '저도 누군지는 모르겠는데요, 노래 너무 잘 들었어요.' 이런 리플만 줄줄줄 오라오는거다. 나중에 이들이 Sigur Rós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당장 사버렸다.

  이 앨범을 들으면서 계속 떠올랐던 것은, '이 친구들은 음악을 만드는 자세부터 다른 애들이다'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니까, 손에 악기를 쥐긴 했으나 악보를 그리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냥 떠오르는 대로 기타 좀 튕겨보고 드럼 좀 쳐보고... 이런 식으로 손질을 거듭해 가면서 만든 음악인 것 같았다.   그리고 음악 자체가 매우 무겁긴 하지만 일렉트릭 기타를 활로 긁는다거나,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언어를 만들어서 노래를 부른다거나, 이런 일련의 행동들을 돌아보면 말은 없으나 패기와 야심으로 똘똘 뭉친 젊은이들이 아닐까 싶다.

by 미크로권태 | 2007/08/26 21:41 | S | 트랙백 | 덧글(0)

Slowblow - Noi Albinoi (2003)

Slowblow - Noi Albinoi (2003)

수록곡 :

01. Beginning 
02. Hillbilly 
03. Hole 
04. Another Beginning 
05. Rainbow 
06. Morgun 
07. Piece of Cake 
08. Why Hawaii? 
09. Maproom 
10. Love on a Couch 
11. Dinner 
12. Another Hole 
13. Date 
14. Komdu Litla Barnid 
15. Grave 
16. Love on the Phone 
17. Groove 
18. Sjoppa 
19. Elegy 
20. Aim for a Smile 

아이슬랜드 여행 기념품삼아 산 앨범인데, 그 때 Sigur Ros의 Von을 포함하여 한 석 장 정도 샀던 것 으로 기억한다.

당시 Sigur Ros 및 다른 자국 밴드들의 선전 덕분에 그 아담한 레코드샵은 전 세계 Post Rock의 성지... 뭐 이런 대접을 받던 곳이었는데, 그 때 몇 개 들어보았던 아이슬랜드 음반들을 듣고 느꼈던 것은 북유럽의 애수 '혹시 이 인간들은 음악을 만드는 태도나 방법, 혹은 음악을 인식하는 방법이 보통 유럽인들과 다른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니까, 레이캬빅 사는 ---슨씨가 작곡을 한다고 가정 할 때, 오선지에 음표 찍을 생각은 아예 하지 않은 채 기타를 잡거나 피아노 의자 위에 앉아서 마냥 하염없이 아무거나 쳐보다가 필 받으면 바로 레코딩 들어갈 것 같아서였다. 오선지에서 해방된, 그러니까 낯설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의 감상에 가장 충실한 음악이 아닐까 한다.

분위기? 겨울 긴 나라 답게 물론 축축 처진다.

by 미크로권태 | 2007/08/16 13:06 | S | 트랙백 | 덧글(0)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